가끔씩 노크 톸돜

중세 봉건제 사회 #2

 

 

 이 중에 중세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계급은 영주 계급이다. 영주는 성의 주인으로서 성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에 해당하는 장원을 소유하고 있었다. 장원은 쉽게 말하면 영주의 사유지다. ... 장원은 직접적으로 영주의 영향권에 놓인 까닭에 장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생산물은 영주의 것과 다름이 없었다. 즉 장원은 영주의 생산수단이라 하겠다. ... 영주들은 자신의 방원을 방어하기 위해 성을 축조하기 시작했다. 벽이 두껍고 높은 성이 있어야 적들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세 시대를 거친 사회는 성을 소유하게 되었다. ...

 

 

 ...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받는 사회에서는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국왕은 신이 아니라 신으로부터 통치의 권한을 인정받은 존재였다. 그 권한을 성직자가 인정해주었고, 그 대가로 국왕은 성직자의 생활을 보장해 주었다. .. 그만큼 사회가 안정되고 견고했던 것이다. 이러한 안정적 사회가 가능했기에 중세는 천 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런데 중세 후기가 되면 견고했던 사회적 분위기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첫 번째 원인은 상업의 발달에서 찾을 수 있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무역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부를 축적한 상인 계층이 등장헀다. 이들은 고대와 중세의 유일한 생산수단인 토지와 영토 그리고 장원을 이용하지 않고서도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당연히 이들은 생산수단을 소유한 지배층의 권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으며, 또 스스로도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했다.

 

 

 두 번째 원인은 공장의 발생에서 찾을 수 있다. 18세기가 되면서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했다. 증기기관은 물을 끓여서 발생한 수증기로 터빈을 움직여서 기계를 작동시켰다. 이러한 증기기관이 당시에 발전한 분업과 만난다. 분업은 한 명이 하던 복잡한 일을 여럿이 분담함으로써 일의 효율을 높이는 작업 방식이다. ... 작업이 분담되니 일은 단순해지고 빨라졌다. 이러한 분업이 증기기관과 만나 폭발적인 효율성을 일으켰는데, 그것은 공장의 등장을 의미했다. 증기기관은 단순한 동작을 반복할 수 있었기에, ... 분업된 작업 단계 중 단순한 동작이 필요한 과정에 증기기관을 설치했다. ...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공장의 의미다. 공장은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많은 양의 생산물을 만들어낸다. 즉 공장은 새로운 생산수단이다. ... 이렇게 생산수단을 소유한 계급을 `부르주아‘라고 부른다. 부르주아라는 뜻 자체가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부르주아는 다른 말로 자본가 계급, 시민 계급, 유산계급이라고도 부른다. ...

 

... 중세 후기의 시대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구권력과 신권력의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중세봉건제 사회#1

 중세 봉건제사회는 4세기부터 14세기 무렵까지 약 천 년 정도의 시기다. 중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고대 노예제사회 말기에 있었던, 역사적으로 매우 독특한 사건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이 이야기는 1세기부터 4세기까지, 약 400년 동안의 이야기다.・・・

 

・・・도대체 세기를 나누는 기준은 어떻게 정해진 것인가? 그것은 잘 알려진 대로 예수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독특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의 탄생일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예수의 탄생을 1년으로, 1세기의 시작으로 결정한 것이다. 역사적 사료상으로 고려하면 1년이 정말 예수가 탄생한 때인지는 아직까지도 의심스럽다고 하며, 역사가들은 기원전 4년에서 기원후 6년 사이에 예수가 탄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고 한다.・・・

・・・근대와 현대의 세계는 서구의 세계였던 것이 사실이다. 만약 우리가 세계의 역사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당연히 서구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서구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와 종교의 뿌리를 알아야 한다.・・・

・・・서구 사회의 문화와 역사를 관통하는 근원적인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 그것이다. 헬레니즘은 고대 그리스・로마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역사적 사조로서, 우리가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하면 떠오르는 제우스나 아폴론 등의 다신의 이미지와 연관되어 있다. 반면 헤브라이즘은 이스라엘 민족과 야훼나 여호와라고 불리는 유일신인 하나님과의 계약에 대한 역사적 흐름으로서, 우리가 그리스도교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말한다. 쉽게 정리하면 서구는 두 가지 문화를 뿌리로 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와 그리스도교.・・・

 ・・・어쨌거나 이스라엘 민족에게서 발생한 그리스도교는 세계적 제국인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유럽 전체로 그 영향력을 뻗어 나간다. 이렇게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가 다루어야 할 중세 봉건제사회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원시 공산사회를 지나 고대 노예제사회가 되면서 변화되었던 가장 큰 특징은 토지와 영토라는 생산수단이 왕에 의해서 독점되었고, 이로 인한 계급이 분화되고 정착되었다는 것이었다. 또한 지배자인 왕은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신을 요청했다. 중세 봉건제사회가 되면 사회적 계급은 더 다양하고 복잡하게 분화된다. 국왕과 노예 사이에 성직자, 영주, 귀족, 기사, 농노가 생긴다.

 

고대 노예제 사회

 

 

 사회는 계급으로 체계화되었다. 지배 계층으로 왕과 귀족이, 피지배 계층으로 평민과 노예가 구성되었다.

 

 토지, 영토가 생산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은 토지, 영토에서 모든 가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땅을 소유하고 있으니 땅에서 자라는 곡식은 모두 지배자의 것이 되었다.

 

 생산수단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원시 시대의 돌 조각은 생산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 진정한 생산수단은 영토와 토지 혹은 대농장이나 근대에 나타날 공장 같은 것들이다. 혼자서 소유할 수는 있지만 혼자서 운영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즉 생산수단은 노동을 대신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특징을 갖는 것이다. 이는 대농장이나 공장도 마찬가지다. 생산수단은 소유자가 타인의 노동력을 이용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관계를 왜곡시킨다.

 

 

 '신'은 요청된다. 지배자는 신을 부른다. 신이 진짜로 응답을 하거나 말거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 신이 진짜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는 지배자의 관심사가 아니다. 지배자 자신이 부를 수 있는 '신'이라는 언어만 있으면 된다. 왜냐하면 신은 지배자가 사회를 지배할 권리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독단적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 자일수록, 그의 신앙은 절실하다.

 

 이렇게 고대 노예제사회는 종교를 통해 그 지배체계를 공고히 하며 막을 내린다. 고대 노예제사회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토지와 영토라는 생산수단을 지배자가 독점하고, 그 독점의 정당성을 종교에서 찾았다는 것이다. 고대 노예제사회는 구체적으로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로마 등 정치와 종교가 일치했던 제정일치사회들을 말한다.

 

원시공산사회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공산사회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원시 사회는 원시 공산사회라 부른다. '공산' 은 재산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관리한다는 뜻이다.

 

생산수단과 생산물을 구분해야 하는 것은, 부와 재산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 바로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으면 부는 계속해서 발생한다.

 

 

생산수단을 소유하면 생산물을 소유하게 되고, 그 생산물을 이용해서 권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일이다. 생산수단과 생산물은 단순한 물질이다. 그런데 그런 물질이 비물질적인 사회적 관계로서의 권력 관계를 발생시킨 것이다.

 

함께 일하고 동일하게 나누었던 평등한 관계는 생산수단의 발생과 함께 무너진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슬픈 일도 아니다. 사회 전체로 보면 생산량이 증가해서 풍요로워진 것이 아닌가? 판단은 잠시 뒤로 미루자. 우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생산수단과 생산물, 하나를 더 기억한다면, 생산수단과 생산물에 의해 발생하는 권력.

생산수단 그리고 자본주의의 특성

 

 

 우선 우리는 인류의 역사 전체를 다섯 가지 시대로 나누어서 살펴볼 것이다. 원시, 고대, 중세, 근대, 현대. 각각의 시대는 특성에 따라 일반적으로 불리는 이름이 있다. 원시 공산사회, 고대 노예제사회, 중세 봉건제 사회, 근대 자본주의, 현대가 그것이다. 그리고 그 다섯 단계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할 것이다. 원시, 고대, 중세, 근대를 묶어서 설명할 것이고, 다음으로 근대화 현대를 묶어서 설명할 것이다. 두 부분의 역사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원시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는 '생산수단'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알아볼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역사는 '누가 생산수단을 소유하는지'에 따라 변화한다. 생산수단은 생산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이라고 일단 쉽게 생각하자.생산수단과 생산물을 합해서 '부'라고 하지만, 같은 '부'라도 생산물은 소비되는 반면에 생산수단은 끝없이 생산물을 생산해낼 수 있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은 경제력을 가진 것이고, 경제력을 가진다는 것은 권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원시부터 근대까지를 누가 생산수단을 소유하는지에 따라서 구분한다는 것은, 다시말해 원시부터 근대까지를 권력의 이동에 따라 구분하겠다는 의미다. 

 

 생산물은 생산수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물품들이다. 이런 물품을 '재화'와 '서비스'라고도 부른다. 눈에 보이는 물질이면 재화, 눈에 안 보이면 서비스.

 

 

 원시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를 움직이는 핵심 개념이 '생산수단'이라면, 다음으로 근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움직이는 핵심 개념은 '자본주의의 특성'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자본주의가 태생적으로 갖는 모습으로서 '공급량이 언제나 수요량보다 많다'는 특성이다. 여기서의 공급은 시장에 생산물을 제공하는 것이고, 수요는 그런 생산물을 사려는 욕구나 행위를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공급량은 과다하지만 수요량은 공급량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것은 산업화를 통해 발전한 자본주의의 태생적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직선적 시간관과 원형적 시간관

 

 

 시간.'시간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은 '흘러가는것'이다. 흘러가는 것? 흘러가는 것은 액체다. 흐른다는 것은 비유적인 표현일 뿐, 어디를 보아도 시간이 물결치며 흘러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시간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다.

 

 

 시간에 대한 첫 번째 관점은, 시간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하나의 방향을 가지고 전진해간다는 관점이다. 시간은 과거를 거쳐 현재를 지나 미래로 향한다. 그 방향은 변하지 않고 항상 일정하다. 이런 생각은 매우 상식적이다.

 

 시간은 앞으로만 나아가고 절대 뒤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러한 것을 '시간의 불가역적 성질' 이라고 한다. 시간의 불가역적 성질은 시간에 대한 첫 번째관점의 토대가 된다. 시간에 대한 첫 번째 관점, 즉 시간이 하나의 방향으로 전진한다는 관점을 '직선적 시간관'이라고 한다.

 

 

 직선적 시간관에 대비되는 시간에 대한 두 번째 관점은, 시간이 순환한다는 관점이다.우리는 암묵적으로 같은 패턴으로 시간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다가오는 내일은 경험하지 않은 내일이겠지만, 그렇다고 전혀 새로운 내일도 아닐 것이다. 이렇게 시간이 되돌아오길 반복할 것이라는 관점을 '원형적 시간관'이라고 한다.

 

 

 정리하자면, 시간에 대한 커다란 두 입장이 있다. 시간이 직선적이라는 입장과 시간이 원형적이라는 입장이 그것이다. 물론 제3의 입장도 가능하다. 시간은 순환하는 동시에 앞으로 전진한다는 절충적인 입장이 그것이다. 용수철 모양처럼 말이다.

 

 어쨌거나 시간에 대한 두 가지 입장은 실제로 서양과 동양의 시간관을 형성했다. 직선적 시간관은 서양의 문화와 종교의 밑바탕이 되었고, 원형적 시간관은 동양의 문화와 종교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러한 시간관의 차이는 역사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이어진다.

 

우선 직선적 시간관은 역사는 끝없이 발전해간다는 '진보적 역사관'을 낳는다. 진보적 역사관에서의 역사는 직선적 시간관처럼 과거로의 회귀를 인정하지 않는다. 역사는 과거를 지나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가며, 그 나아감은 어제보다 변화된 오늘이고 오늘보다 변화된 내일이다.인류의 점진적 발전과 진보에 대한 낙관이 진보적 역사관의 틍징이며, 서구사상의 근간을 형성한다.

 

 원형적 시간관은 역사가 큰 틀에서 반복된다는 '순환적 역사관'을 낳는다. 순환적 역사관에서의 역사는 발전과 진보를 지속하지 않는다. 대신 발전과 퇴보를 반복한다. 이것이 동양적 역사관의 특징이다.

 

 두 가지 역사관 중 이제부터 우리가 인류의 역사를 설명하는 틀로 사용할 역사관은 진보적 역사관이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 우리가 알아볼 역사는 발생한 사건들의 단순 나열을 넘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전개되는 역사의 흐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