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노크 톸돜

직선적 시간관과 원형적 시간관

 

 

 시간.'시간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은 '흘러가는것'이다. 흘러가는 것? 흘러가는 것은 액체다. 흐른다는 것은 비유적인 표현일 뿐, 어디를 보아도 시간이 물결치며 흘러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시간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다.

 

 

 시간에 대한 첫 번째 관점은, 시간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하나의 방향을 가지고 전진해간다는 관점이다. 시간은 과거를 거쳐 현재를 지나 미래로 향한다. 그 방향은 변하지 않고 항상 일정하다. 이런 생각은 매우 상식적이다.

 

 시간은 앞으로만 나아가고 절대 뒤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러한 것을 '시간의 불가역적 성질' 이라고 한다. 시간의 불가역적 성질은 시간에 대한 첫 번째관점의 토대가 된다. 시간에 대한 첫 번째 관점, 즉 시간이 하나의 방향으로 전진한다는 관점을 '직선적 시간관'이라고 한다.

 

 

 직선적 시간관에 대비되는 시간에 대한 두 번째 관점은, 시간이 순환한다는 관점이다.우리는 암묵적으로 같은 패턴으로 시간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다가오는 내일은 경험하지 않은 내일이겠지만, 그렇다고 전혀 새로운 내일도 아닐 것이다. 이렇게 시간이 되돌아오길 반복할 것이라는 관점을 '원형적 시간관'이라고 한다.

 

 

 정리하자면, 시간에 대한 커다란 두 입장이 있다. 시간이 직선적이라는 입장과 시간이 원형적이라는 입장이 그것이다. 물론 제3의 입장도 가능하다. 시간은 순환하는 동시에 앞으로 전진한다는 절충적인 입장이 그것이다. 용수철 모양처럼 말이다.

 

 어쨌거나 시간에 대한 두 가지 입장은 실제로 서양과 동양의 시간관을 형성했다. 직선적 시간관은 서양의 문화와 종교의 밑바탕이 되었고, 원형적 시간관은 동양의 문화와 종교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러한 시간관의 차이는 역사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이어진다.

 

우선 직선적 시간관은 역사는 끝없이 발전해간다는 '진보적 역사관'을 낳는다. 진보적 역사관에서의 역사는 직선적 시간관처럼 과거로의 회귀를 인정하지 않는다. 역사는 과거를 지나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가며, 그 나아감은 어제보다 변화된 오늘이고 오늘보다 변화된 내일이다.인류의 점진적 발전과 진보에 대한 낙관이 진보적 역사관의 틍징이며, 서구사상의 근간을 형성한다.

 

 원형적 시간관은 역사가 큰 틀에서 반복된다는 '순환적 역사관'을 낳는다. 순환적 역사관에서의 역사는 발전과 진보를 지속하지 않는다. 대신 발전과 퇴보를 반복한다. 이것이 동양적 역사관의 특징이다.

 

 두 가지 역사관 중 이제부터 우리가 인류의 역사를 설명하는 틀로 사용할 역사관은 진보적 역사관이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 우리가 알아볼 역사는 발생한 사건들의 단순 나열을 넘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전개되는 역사의 흐름이 될 것이다.